성명서
[성명서] 교육교부금 100조 시대, 장애인 평생교육은 왜 언제나 예산의 사각지대인가
작성자
admin
작성일
2026-07-2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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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5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54년만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의 대대적 개편을 공식화했다. 내국세의 20.79%가 자동으로 배분되는 교육교부금은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내년이면 100조 원에 육발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획예산처는 장기추세선 수준을 보장하되 "그 이상으로 걷힌 부분은 고등·평생·유아교육 등 균형적 발전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장애인 평생교육’에 대한 별도의 예산을 명시하지 않는 평생교육 예산 확대는 무의미하다. 지난 2023년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법」이 제정되었다. 2025년 일몰이 예정되었던 법안은 기한이 연장되었고, 예산 또한 23년 9조 7,400억원 수준에서 26년 16조원까지 증액되었다. 법안의 제정으로 평생교육 예산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해당 법안은 대학의 평생교육만을 대상으로 했고, 장애인평생교육 예산은 동결되거나 오히려 삭감되었다.
전 국민 평생교육 참여율이 36.8%일 때, 장애인의 참여율은 고작 2.4%다. 무려 15배의 격차다. 등록 장애인의 절반이 넘는 51.6%가 중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을 갖고 있음에도, 이 배움의 공백을 메워야 할 평생교육에서 장애인은 사실상 배제되어 있다. 특수학교를 졸업한 장애학생은 갈 곳이 없어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탈시설 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을 지원할 교육기관조차 없는 상황에서, 장애인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국가의 연간 평생교육 예산은 겨우 2,287원. 커피 한 잔 값에도 못 미치는 이 숫자가, 국가가 장애인의 학습권을 어떻게 취급해 왔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문제는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세치 혀로 번지르르하게 장애인을 위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장애인을 ‘쓸모없다’ 취급하며 배제하고 차별한 결과, 예산이 있음에도 우리에게 닿지 않는다는 데 있다. 지금까지 교육부와 지자체는 예산을 요구할땐 근거와 제도 핑계를 대왔다. 그래서 장애인들은 4년이 넘는 투쟁 끝에 「장애인평생교육법」을 제정했다. 이제 법적 근거를 만들었고, 예산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제는 국가가 응답할 때다.
지금까지 교육교부금은 시·도교육청의 일반재원으로 흡수되고, 장애인야학을 비롯한 장애인평생교육시설에 대한 지원은 교육청의 재량과 공모사업에 내맡겨져 왔다. 그 결과 지원은 단년도로 끊기고, 초·중등 사업에 밀려 언제나 뒷전이다. 학령기에 장애로 인해 차별 받은 성인 장애인은 성인기에도 교육에서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찔끔 증액을 두고 '동결이나 다름없다'는 말이 해마다 반복되고, 상근 교사들은 최저임금 언저리의 처우 속에서 교실을 지킨다. 늘어난다는 교부금을 '평생교육'이라는 큰 항목으로만 흘려보내면, 그 돈이 장애인야학의 낡은 교실까지 닿으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분명히 요구한다.
하나, 교육교부금 개편으로 늘어나는 '평생교육' 투자 증가분 가운데 장애인평생교육 몫을 별도로 산정하고, 이를 법과 지침에 명문화하라. 재량이 아니라 권리로 보장하라.
하나, 장애인야학 등 장애인평생교육시설에 경상운영비와 종사자 인건비를 직접·경상적으로 교부하라. 공모와 심사로 매년 존폐를 저울질하는 굴욕을 끝내라.
하나, 학생 규모에 상응하는 상근인력 배치 기준을 마련하고, 교육부의 학교형태 장애인 평생교육시설 운영지원 지침을 즉각 이행하라.
하나, 「장애인평생교육법」이 종이 위의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장애인평생교육을 온전한 재정으로 뒷받침하라.
교육은 시혜가 아니라 권리다. 장애인의 배움을 '남는 돈으로 하는 사업'으로 취급하는 한, 교육교부금 개편이 내세우는 '균형적 발전'은 허울에 불과하다. 가장 오래, 가장 깊이 배움에서 밀려난 이들에게 재원을 연결하는 것이야말로 균형의 시작이다. 우리는 100조 원의 잔치 바깥에 세워진 장애인 평생교육의 자리를, 끝내 그 안으로 되찾아 올 것이다.
우리는 오늘의 이 요구가 관철되는 그날까지, 전국의 야학 교실에서 그리고 거리에서 멈추지 않고 외칠 것이다.
장애인도 배우고 싶다! 교육받고 싶다!
평생교육 증가분, 장애인야학으로 직접 교부하라!
장애인 평생교육 권리를 쟁취하자!
2026년 7월 27일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